예전에는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잘 사는 건지
괜히 기준을 세우고 비교하던 때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하루가 조금 느슨해도,
큰 탈 없이 흘러가기만 해도
그걸로 괜찮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중년의 하루는
계획표처럼 딱 맞아떨어지기보다는
생활에 맞게 흘러가는 쪽이 더 편했습니다.
아침, 서두르지 않는 시작
아침에 눈을 뜨면
예전처럼 바로 뭔가를 해야겠다는 마음보다는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잠깐 생각하는 시간이 먼저 옵니다.
간단히 몸을 풀고,
따뜻한 물 한 잔 마시고,
창밖을 한 번 보는 것만으로도
하루를 시작할 준비는 충분하더라고요.
낮, 해야 할 만큼만 하는 시간
낮 시간에는
해야 할 일들을 몰아서 하기보다
가능한 만큼만 합니다.
조금 하다가 쉬고,
중간에 생각도 정리하고,
굳이 바쁘지 않아도 되는 일에는
속도를 내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렇게 보내도
하루가 엉망이 되지는 않더라고요.
저녁, 오늘을 정리하는 순간
해가 기울 무렵이 되면
오늘 하루를 굳이 평가하지는 않습니다.
잘했는지, 못했는지보다는
무사히 지나왔는지만 살펴보게 됩니다.
그 대신
‘오늘도 잘 버텼구나’,
‘그래도 해야 할 일은 해냈네’
‘크게 흔들리지 않고 하루를 보냈구나’
‘이 정도면 오늘도 잘 산 거지’
이런 말들을 마음속으로 한 번쯤 건네보게 됩니다.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면서
오늘 있었던 일을 천천히 떠올리다 보면
그 말들만으로도
하루가 자연스럽게 정리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중년의 하루는 기록만으로도 충분
하루 루틴을 바꾸겠다는 마음보다는
이렇게 흘러가고 있다는 걸
조용히 남겨두는 정도면 충분했습니다.
기록은
잘 살고 있다는 증거라기보다는
내 하루를 내가 지켜봤다는 흔적 같아서
그게 더 마음에 남더라고요.
마무리하며
중년의 하루는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고,
남들보다 느려도 괜찮고,
계획에서 조금 벗어나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오늘 하루가
큰일 없이 지나갔다면
그걸로 이미 충분한 하루였다고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